"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당시에 반장이었던 나는 학급 일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교실 문을 잠그고 나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학급의 열쇠가 없는 것이었다. 내일 학급의 애들이 오기 전에 교
실 문을 열어야 되는데 열쇠를 잃어버렸으니 어린 나이의 당시로서는 커다란 걱정이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는 것이 어디에 놓고 왔는지 오다가 잃어버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걱정 끝에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열쇠가 교실의 책상 속에 나무의 턱받이 안에 눈에 안 띄게 감춰져 있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에 간 나는 잠겨져 있지 않던 복도의
유리창을 통해 교실로 들어갔다. 교실에 들어가서 꿈에 나타난 대로 책상 안을 살펴보니 열쇠가 꿈에서 본대로 있는 것이었다. 당시의 자물쇠는 열쇠없이 꾹 누르기만 하면 잠겨지는 것이었다."
이 꿈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쇠를 찾아야한다는 자신의 간절한 소망이 꿈의 무대가 펼쳐지는 잠재의식의 예지적활동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초자아인 잠재능력
이 꿈을 통해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여 나타내주고 있음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꿈이 적은 자는 어리석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꿈을 우리 잠재의식의 활동으로 볼 때, 꿈이 적다는 것은 미래예지적인 꿈인 정몽(正夢)의 활동이 미약한 것으로 그다지 좋은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인(至人:도덕이 지극히 높은 사람)은 꿈이 적다 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지인은 보통 사람이 빠지기 쉬운 헛된 꿈 [허몽:虛夢]이나 잡스런 꿈[잡몽:雜夢]을 꾸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꿈은 잠재의식의 내면세계를 비춰주는 거울이요,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인 것이다. 우리는 꿈을 통해 자신이 고민하고 있는 어떠한 문제나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내면의 자아와 대화를 나눌 수가
있는 것이다. 단지 꿈의 표출에 있어서 우리가 쉽게 알아낼 수 없는 굴절이나 상징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
그 어떤 해몽가의 꿈풀이에 의존한다기 보다 꿈을 꾼 자신이 꿈을 허황되다고 여기지만 말고, 곰곰히 음미해 본다면 꿈은 틀림없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나타내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끝.
